無Mean 남편/Baby Boss

꼰대는 말이야...

토틀이 2020. 9. 28. 23:51

꼰대는 말이야...

 

언제든 어디든 꼰대는 있더라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아름다운 동행>

 

오늘도 밤 8시가 다 되어 간다. 대리와 사원 넷은 과장님 눈치만 보고 있다. 일은 이미 머릿속에서, 손에서 떠난 지 오래다. 과장은 언제나 그랬듯이 컴퓨터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한 채 뭔가를 하고 있다. 그 뒤에 있는 팀장은 ... 그래 이 사람도 뭔가를 하고 있다. 배에서 소리가 난다. "꼬르륵.." 하아... 오늘도 저녁식사는 스킵인가 보다. 팀장은 저녁을 별로 안 좋아하는지 밥 먹듯이 하는 야근에 밥은 없다. 우직하고 소 같은 과장은 .. 그래 팀장 눈치를 보고 있다. "밥 먹고 하시죠."라는 으레 할 수도 있을 법한 말 조차 직속 상사인 팀장한테 꺼내지 못하는 사람.. 아니 인간아... 입사 초년차의 사무실 풍경이다. 그래 이제 10년 가까이 된 지금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다.

그럼 지금은?

 

탄력근무제, PC 오프 시스템, 재택 근무 등등.. 최근에는 복장 완전 자율화가 우리 회사에도 제도화됐다. 이제는 제법 팀에서 중간 관리자가 되다 보니 같이 일하는 직원(소위 밑에 직원들)들도 생겼다.

출근을 한다. 8시 반 ~ 5시 반 출근제를 선택했다. 오늘도 사무실엔 8시에 도착했다. 직원들이 들어온다. 사원은 8시 50분, 대리는, 그래 오늘은 늦진 않았구나 8시 55분! 세이프! 이 직원들은 9시부터 6시까지 출근 제다. 여기서 "빨리 좀 다니지!"라고 하면,(물론 그렇게 얘기할 생각도, 의지도 없다) 쓰레기 되는 거다. 

 

근데 역시나 이 사무실에도 쓰레기(?)는 있다. 언.제.나.그.랬.듯.이

 

팀장들도 당연히 업무나 팀 상황에 따라 탄력 근무를 한다. 누군가는 8시, 누군가는 심지어 10시. 이건 자율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만의 시간으로 살아가는 전지전능한 분이다. 주말 아침 7시, 전화벨 소리가 울리더란다. 단잠이 이미 쓴잠이 되는 순간..핸드폰 화면에 뜬 이름 '상무님'. 탄식과 함께 욕 찌 거리를 목구멍으로 밀어 넣고 전화를 받아더란다. "OO팀장! 주말인데 일찍 일어났네?..(이하 생략)..." 역시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꼰대들은 묵묵히 자신의 질량을 유지하기 위해 꼰대력을 과시한다. 무서울 정도로 역지사지라는 고사성어를 망각한 채 그들만의 리그에서 타인들의 플레이를 방해하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가끔씩은 소시어패쓰 아닌가 싶기도... 어휴

출처 : 에스24 홈페이지

우리 담당에 20대 남자 신입 직원이 들어오기 몇 달 전에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읽었다. 솔직히 내용이 자세하게 기억나진 않는다. 확실한 건... 나도 꼰대다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내가 신입이었을 때도 20대였고, 내가 그렇게 꼰대라고 생각했던 그 당시 과장이 지금의 내 나이 즈음이었으니, 상황 역전이지. 이런 책 읽는다고 하루아침에 달라지겠냐만은, 그래도 곧 죽어도 "꼰대 보존의 법칙"의 살아있는 본보기가 되진 말자는 생각과 함께 사원증을 다시 목에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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